세상에서 제일 바빴던 5월이 지나갔다.
팀플, 학교 내외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스터디 활동 등
만족스러운 경험, 만족스럽지 못한 경험들이 많았다.
진로 관련
1. 전공
소프트웨어 공학은 랜덤으로 구성된 팀원들과 팀플을 진행했다.
모두 각자의 역할을 열심히 수행해서 팀원에 대한 스트레스는 하나도 없었지만, qna를 보면서 교수님의 답변을 따라 과제를 수시로 수정하는 점은 힘들었다. 그래도 과제 결과가 만족스럽게 나와서 다행이었고, 이때는 5월 초에 진행해서 소공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보니 괜찮았다.
다음 소공 과제는 개인과제로 1차, 2차로 나뉘어 진행했다.
1차는 클래스 다이어그램을 그려 설계만 하는 과제, 2차 과제는 코드로 구현하고 실행을 확인한 뒤 수정된 설계도를 그리는 과제였다.
지금까지는 머릿속으로 설계하고 바로 구현하는 것에 익숙해서 먼저 다이어그램을 그리는 것이 불편했지만
확실히 클래스 다이어그램을 그리고 나서 구현을 하니 더 편해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제는 지금까지 했던 과제들 중 제일 힘들었다.
구현은 각자 자유롭게 하라고 하셨지만 설계는 자유롭지 못했다. (전역변수 사용금지, 모든 UI 클래스 분리 등..)
설계에서 자유가 없으니 구현에서 얻은 자유는 큰 의미가 없었고, 이 구현을 그대로 다이어그램에 표현하는 것은 반복 작업의 연속이었다.
왜 애자일이 쉽게 그 의미가 변질되는지 과제를 하면서 알 것 같았다. ㅋㅋ
더 힘들었던 점은 다른 팀플 2개가 이 소공 과제와 마감일이 비슷했다는 것이다.
컴그 팀플이 월요일 오후 12시 마감
소공 과제는 화요일 오후 2시 마감
기학심 팀플이 수요일 오후 3시 발표인데 그 전에 준비를 마쳐야 했다.
그래서 컴그 팀플을 끝낸 뒤에 소공 과제는 밤을 새서 과제를 했다.
컴퓨터 그래픽스 팀플은 기대보다 잘 만들어져서 기분이 좋았다.
8층에서 시작하여 1층에 도착할 때까지, T동 복도를 지나 이상현상을 찾고 계단을 선택하여 내려가는 게임을 만들었는데,
가우시안 스플래터로 등록한 학교 기물과, 각 기물에서 일어나는 이상현상들도 자연스러워서 재밌었다.
특히 플레이 영상 찍으려고 전체화면으로 녹화할 때, 갑자기 화면이 깜빡거리는 이상현상은 녹화하는 나도 무서워서 쫄깃쫄깃하면서 플레이했다.
기학심 팀플은 두 그룹으로 나눠서 진행했다.
우리 그룹은 기존 모델을 활용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시간을 많이 써서 구현해놓고 나중에 보니 이미 완성된 라이브러리가 있었고, 성능도 더 좋은 상황을 마주했다.
그래서 막판에는 거의 라이브러리 성능 연구같은 느낌으로 발표 준비를 했다.
다른 그룹은 커스텀 모델을 직접 만들어서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모은 것이긴 하지만.. 역할 분배를 공평하게 못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세 과목 팀플하고 과제한다고 5월에 졸업 프로젝트는 거의 진도를 못 나갔는데,
그래도 매주 회의하면서 조금씩 진도를 조정하다보니 1년 계획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또 교수님이 졸업 프로젝트에 부담을 전혀 안 주시는 점도 너무 감사했다.
졸프까지 신경쓸 게 많았다면 이번 달은 정말 너무 힘들었을 것 같다.
2. 동아리
GDG 고급 백엔드 스터디 활동을 하면서 B-Tree 와 파일 포맷에 대해 공부했다.
처음에는 이 내용이 졸업 프로젝트에도 도움이 많이 되겠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로우레벨이라 아직은 활용할 수 없었다.
sqlite 1.0 에서는 b-tree 대신 gdbm 이라는 해시 기반 스토리지 엔진을 사용하고 있는데, gdbm이 외부 라이브러리 라서 api 만 보고 로직은 흉내내서 구현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백스에서 공부한 내용의 실제 구현을 확인하려면 sqlite 3 버전대에 적용된 b-tree 스토리지 엔진 구현부를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졸프 후반부의 목표가 스토리지 엔진을 b-tree 교체하는 것이라서, 이때 고백스가 도움이 될 것 같다.
정규 백엔드 스터디와 파트 스터디도 마무리했다.
파트 스터디는 기획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기본적인 활동은 온라인에서 진행하다보니 오프라인에 대한 기획을 가볍게 했던 것 같다.
오프라인 모임 날짜를 고정해놓고 참석 가능한 사람만 모집을 받은 뒤에 진행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그래도 예치금 시스템 덕분에 온라인 활동은 어느 정도 진행이 잘 된 것 같아서 다행이다.
하지만 내적 동기가 아니라 외적 동기로만 글을 쓰도록 유도한 점은 아쉽다.
글을 쓰고 -> 다른 사람이 작성한 글을 서로 읽으면서 자극받고 -> 다음 주에 그 자극으로 더 좋은 글을 쓰려는 동기를 얻는 선순환을 얻고 싶었는데, '다른 사람의 학습 내용을 공유' 하는 오프라인 모임이 잘 안 된 것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파트리드로서 다른 사람 글에 온라인으로라도 먼저 나서서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남겼다면 더 좋았을 텐데
나조차도 여유가 없어서 그러지 못했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다음 학기에는 일을 조금 덜 벌려야겠다는 반성을 다시 한다..
정규 백엔드 스터디는 영상을 녹화하면서 조리있게 말하는 것이 어렵다는 걸 느꼈다.
고백스도 발표 형식이다보니 그때도 느끼는 건데, ppt 를 만드는 건 쉽지만, 말로 간단하게 설명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쓸데없는 사족을 붙이면 너무 지루해지고, 그렇다고 너무 빼자니 ppt만 읽는 것 같고..
그 중간을 잡으면서도, 재미있게 몰입되는 발표를 하고 싶은데 쉽지 않다.
앞으로 고백스에서 발표를 여러 번 더 하는 동안 나만의 발표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3. 취업
이번 달에는 취업 관련 활동은 하나도 하지 않았다.
팀플한다고 바쁘기도 했고, 이렇게 바쁜 상태에서 자소서 건성으로 쓰고 지원해봤자 의미가 있을까.. 싶은 것도 있었다.
대신 5월 9일에 학교 취업 설명회를 갔다왔다.
카카오와 lg cns 개발자 멘토 분들이 모두 못 오셔서 데브옵스 직무로 틀어서 멘토링을 받았는데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일단 멘토링을 받고 느꼈던 점은 장기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것
멘토분이 미국에 AWS 행사에 갔는데, 30대 CTO 를 만나서 이야기를 하며 그 사람을 롤 모델로 삼고 10년 뒤를 계획으로 세웠다고 한다.
10년 뒤 계획을 세우면 그 계획을 위한 5년, 3년, 1년 계획이 차례 차례 나오고
그 다음부터는 월단위 계획이 나오면서 내가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하셨다.
그리고 집에 와서 이 얘기를 부모님이랑 했는데, 아빠한테도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아빠도 이 말에 적극적으로 동의하시면서, 지금 열심히 살지 않으면 40, 50대가 되었을 때 가난해진다.
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젊어서 미리 준비를 해야한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간단하게 적고 보니까 탈무드에 나올 것 같은 이야기가 되어버렸는데, 구체적으로 아빠가 했던 경험들을 함께 알려주셨다.)
이 말을 들을 당시에는 '커리어' 적인 장기 목표를 세워야 한다고만 생각해서 어렵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냥 단순히 개발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구현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할 뿐이니,
장기적으로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기술자' 가 될 것인지 '관리자' 가 될 것인지, 어떤 도메인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싶은지 등을 생각해보면 하나로 딱 정해서 결정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아빠에게도 이런 걸 물어봤는데, 아빠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하셨다.
이 말을 듣고나서 한번 무계획 여행을 떠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5월 24일에 밴드 동아리 친구 집에 놀러갔을 때, '커리어' 로 한정하지 않은 장기 목표를 세워야겠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친구 집은 서울과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있는 전원주택으로, 인테리어와 집 구조를 모두 직접 설계하신 것 같았다.
집 거실에는 거대한 스피커와 스크린이 있었고, 4대의 LP 플레이어 (턴테이블), 책장을 빼곡히 채운 LP 판들이 었었다.
친구 아버지도 취미로 30년 이상 음악을 하시면서 그런 집을 직접 인테리어 하신 것을 보고, 나도 은퇴 후에는 이런 삶을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은퇴 후에 이렇게 살기 위해서는 먼저 은퇴 후 여유를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경제적 여유를 먼저 달성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커리어 계획도 필요하겠지만, 커리어 계획은 나와 비슷한 커리어를 밟고 있는 고연차 개발자들을 만나면 알 수 있지 않을까?
멘토님도 10년 후, 5년 후, 3년 후, 1년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싶다면, 지금 그 연차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라고 하셨다.
지금까지는 생각없이 지금 당장 끌리는 것들만을 해왔는데, 앞으로는 계획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4. ai
드디어 커서를 써봤다.
그리고 커서는 신세계였다..
자연어로 이거해줘, 저거해줘 하니까 그대로 뚝딱뚝딱 다 구현해준다.
왜 바이브코딩이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 것 같다.
처음 커서를 쓸 때 머릿속에 화면을 대충 그려놓고, 그 화면을 설명해서 만들어 달라고 하니, 파이어베이스로 구글 로그인이 되고, 파이어스토어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 crud 가 되는 간단한 리액트 앱을 2시간 만에 만들 수 있었다.
이제 다음 달에는 MCP 를 활용해서 커서에 다양한 기능까지 덧붙여보고 싶다.
최근에는 jetbrain 에서 제공하는 junie 라는 ai 도 사용해봤다.
인텔리제이에 내장되어 있는 커서처럼 코드를 수정해주는 ai 인데, 댓글 수정, 삭제 api 를 만들어달라고 하자 내가 작성했던 다른 코드를 참고해서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것을 보고 너무 신기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마치 코드리뷰를 하듯 작은 코드만 수정하면서 개발하자 훨씬 더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다.
(하지만 junie 는 커서에 비해 코드 생산 속도가 매우매우 느리다는 단점이 남아있다. 아직까지는 제대로 쓰려면 커서랑 인텔리제이를 같이 켜놓고 써야 효율이 좋을 것 같다.)
진로 외
1. 돈
5월에 드디어 아주 오랫동안 묵혀놨던 주식을 손절할 수 있었다.
태양광 관련 주식인데, 정치테마로 갑자기 급등해서 이것 버블이다! 하는 마음에 5~10% 의 손실을 보고 손절했다.
손절하고 얻은 자금을 어떻게 불릴 수 있을지 고민해봐야겠다.
일단 당장 주식에 재투자하기보다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을 배분하는 관점에서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짜야 좋을지를 먼저 고민해야 할 것 같다.
2. 책
지난 달 회고에서 함께자라기 라는 책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는데, 학교 도서관, 집 근처 도서관 모두 없어서 읽지 못했다.
https://www.youtube.com/watch?v=fcRhlBVIJTw&list=PLgXGHBqgT2TvpJ_p9L_yZKPifgdBOzdVH&index=7
대신 마침 우테코 테코톡에서 함께 자라기를 소개한 내용이 나와서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에서는 '함께' 와 '자라기' 를 나눠서 설명하고 있는데
먼저 '자라기' 위해서는 comfort 존을 벗어나서 너무 쉽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을 해내는 경험을 계속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크게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들기,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들기 2가지를 소개했다.
이걸 보고나서 지금 하고 있는 돌봄다리 프로젝트를 ai 를 사용해 빠르게 만드는 연습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단순히 api 만드는 건 항상 하던 지루한 피처를 치는 일이지만, ai 를 사용하면 지금의 나에겐 '쉬운 일을 어렵게 만드는' 작업이 될 것이다.
'함께' 의 경우, 상대방을 설득할 때 '감정' 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말라고 한다.
나는 '논리적으로 타당한 말' 을 근거로 삼으면 상대방이 설득될 것이라고만 생각해왔던 것 같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감정도 고려해서, 상대를 굴복시킨다고 느껴지지 않는 설득을 해야 한다고 한다.
설득의 목적은 상대의 주장을 논파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해결책을 찾고 적용하는 과정이므로 이런 설득이 더 중요하겠다는 것에 공감되었다.
3. 운동
지난 달은 이전 달보다 더 운동에서 거리를 두고 살았던 것 같다.
매주 받던 pt 도 내 일정때문에 미루고, pt 쌤 일정 때문에 미루고 하다보니 지난 달 내내 pt도 못 받아서 더 그런 것 같다.
이번 달에는 종강하고 pt 도 받을 예정이고 하니 pt 받기 전에 다시 습관을 들여야겠다.
오늘부터 다시 시작해야지..
6월에는 드디어 실질적 마지막 학기가 끝난다.
다음 학기는 졸프만 들어도 되는데, 수업도 아마 첫 주, 마지막 주, 졸전만 모이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기말고사도 잘 마무리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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