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지막 시험이 끝나면서 드디어 3학년 2학기를 마쳤다.
어디서 듣기로는 우리 컴공과는 3-1이 힘들고, 3-2는 오히려 널널하다고 했는데 나는 정반대였던 것 같다.
(활동을 많이 해서가 아니라 전공이 너무 힘들었다.. 전공만 놓고 봤을 때의 이야기)
먼저 이번 학기에 했던 활동을 사소한 것까지 기억나는 대로 다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1. 5전공 (feat. 에브리타임)
2. 초급 알고리즘 스터디장
3. 초급 백엔드 스터디 멘토
4. GDSC 개발팀 BE 합류
5. 밴드 동아리 공연
6. DB 전공 스터디
7. 우테코 7기 프리코스
8. LG CNS 학사 인턴 지원
주변에서는 학교 수업 들으면서 스터디 2개를 진행하는게 가능하냐고 했지만,
사실 스터디 활동에서 시간이 제일 많이 드는 부분은 강의 자료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 미리 해두면 할 만하다.
(혹시 하실 분들은 참고하세요..ㅎ)
5전공 (feat. 에브리타임)
장학금 조건이 4전공 이상 + 15학점 이상인데, 내가 들었던 교양들을 생각해보면 모두 깡 암기를 요구하는 과목들이었다.
나는 외우는 건 잘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서 그냥 전공으로 15학점을 채웠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는 운영체제, 기초데이터베이스, 문제해결기법, 오토마타, 블록체인 이렇게 5개 전공을 들었다.
3-1에는 알고리즘을 다 정리하지 못했고, 2-2에는 멀응수, 자료구조를 다 정리하지 못해서 아쉬웠었는데,
이번 학기는 5전공을 모두 블로그에 정리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전공에 대해서 한 줄 소감을 남기면
운영체제는 전공 중에 유일하게 교양같이 가볍게 공부할 수 있었던 과목이라 좋았고
데이터베이스는 범위가 너무 많아서 힘들었지만, 그래도 얻어간 내용이 제일 많았던 과목이었고 (DB, 분산 시스템, 암호학 등)
문제해결기법은 영어라서 너무 힘들었지만, 내가 공부한 알고리즘을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어떻게 응용하는지 + 다양한 문자열 알고리즘을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과거로 돌아가서 말해줄 수 있다면 도망치라고 말할 거다...
오토마타는 개인적으로 너무 재미있었던 과목이다. 처음에는 너무 수학에 가깝다고 생각해서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뒤로 가면 어떤 언어를 위한 문법을 설계하고, 그래프를 그리는 과정이 재밌었다. 컴파일러 수업까지 열리면 들어보고 싶은데, 안 열리는게 아쉽다.
블록체인은 역시 너무 재미있는 과목이었지만, 교수님 강의력이 너무 좋으신데, 살짝 A라는 주제를 얘기하는데 B라는 주제도 같이 자세하게 얘기하면서 A를 설명하시다보니 블로그에 정리할 때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게 힘들어서 공부하기가 많이 힘들었던 과목이다.
그래도 블록체인의 원리, 이더리움의 원리를 이론적으로 배우고나니까 블록체인이라는 기술 자체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어서 좋았다. 개인적으로 블록체인은 졸업하기 전에 꼭 들어보면 좋은 과목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학기 중간고사 때 어셈블리 글의 조회수가 폭발하면서 처음으로 일일 조회수 1000을 넘겼다.
그리고 기말고사 기간에는 처음으로 에타에도 언급됐다.
뭔가 부끄러웠다.
특히 어셈블리 정리글에서는 아무도 안 보는거 아니까 혼잣말로 고민적고, 이해한 내용을 일기 쓰듯이 적었었는데 그 글이 인기글에 있어서 더 부끄러웠다..
그래도 이해가 잘 되고, 정리가 잘 되어있다는 말을 주변에서도 많이 들어서 기분도 좋고 뿌듯했다.
그리고 처음 공부한 사람들이 이해가 잘 된다고 했다면 미래에 다 까먹은 나도 이해가 잘 되겠구나 싶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글 덕분?인지 기말고사 시험 기간에는 어셈블리 말고 시험 기간에 실시간으로 정리했던 다른 글들도 높은 조회수가 나왔다.
그 영향인지 처음으로 시험 기간 내내 일 조회수 1000을 넘고, 역대 최고 조회수도 기록했다.
제 글 보고 시험보신 분들도 좋은 결과 나오셨으면 좋겠습니다 ^ㅇ^ (저도 좋은 점수 받고 싶어요)
주변에서도 많이 물어봐서 혹시 궁금하실까봐 수익도 적어보면 돈은 안된다ㅎㅎ
최소 출금 가능 금액이 100달러인데, 4년 동안 블로그 하면서 반도 못 채웠다.
스터디
초급 알고리즘 스터디
나는 알고리즘을 잘 하는 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제의를 받았을 때 내가 하는 게 좋을 지 고민됐었다.
그래도 지난 학기에 파이썬 문법 스터디 (기초 스터디)도 했겠다. 알고리즘을 처음 배우는 사람들한테 알려주는 거라면 할 만 하지 않을까 싶어서 이번 학기도 스터디장을 맡아봤다.
근데 기초 스터디랑 알고리즘 스터디는 준비에 걸리는 시간이 차원이 달랐다..
알고리즘 스터디는 알고리즘 흐름을 설명하려면 그림을 많이 그려야 해서 강의록이 90페이지가 넘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알고리즘 강의록 만드는 사람들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방학 때 제의를 받았어서, 개강하기 전에 모든 강의록을 다 만드는게 목표였는데, 7주차 수업 + 1주차 대회 중 5주차 수업까지만 미리 정리했고, 6, 7 주차 강의자료는 학교 수업을 들으면서 준비했다.
이번에 알고리즘 스터디를 하면서 느낀 건, 뭐든 정말 준비한 만큼 나오는구나 라는 걸 많이 느꼈던 것 같다.
1주차는 열심히 준비한 덕분인지 끝나고 강의 평가를 받을 때 스터디 좋았다는 내용의 평가를 받아서 좋았는데,
나중에 바쁘다는 핑계로 준비를 거의 못하고 스터디를 진행했을 때는 나 스스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나는 알고리즘을 설명한 뒤, 실시간으로 같이 문제를 보고 라이브 코딩으로 문제를 푸는 방법으로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6주차는 문제를 미리 못 풀어봐서 라이브 코딩에서 못 푼 문제도 있었다...ㅎㅎ
그래도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시간으로 코딩하는 경험은 앞으로도 기술 면접이 아니면 하기 힘들 경험이라고 생각해서 좋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알고리즘을 말로 설명하다보니 지금까지는 그냥 느낌만 알고 감으로 풀었던 느낌이라면, 스터디 이후에는 조금 더 생각을 하면서 풀게 되어 좋았다.
초급 백엔드 스터디
2023년 2학기에 처음으로 스프링 스터디를 들으면서 너무 어렵고 아해가 안되어 힘들었었다.
(당시 멘토님은 잘 설명해주셨다. 내가 부족했을 뿐..)
그리고 23년 겨울에 스프링 강의를 들으면서 공부하고 24년에 CEOS에서 스프링을 다시 배우고 공부하면서 익숙해지고 보니 이렇게 공부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내가 공부하고 이해했던 스프링을 쉽게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마침 백엔드 스터디 진행 제의가 들어왔고, 스터디를 진행하게 되었다.
백엔드 스터디는 8주차 커리큘럼을 고민해서 방학 때 모든 과제와 강의자료를 준비해두고 시작해서 강의자료를 만드는 부담은 없었다.
하지만 녹강 대체 이슈가 생길 줄은 몰랐다..
한글날 대체, 추석 대체, 학교 축제 대체 등의 이유로 녹강으로 스터디를 대체했었는데, 그때 녹화강의를 찍는데 시간을 정말 많이 썼다.
찍고 마음에 안들어서 다시 찍고를 반복해서 1시간 영상을 만드는데 거의 4~5시간은 걸린 것 같다.
특히 4주차 스터디는 끝까지 원테이크로 찍는데 실패해서, 실수하거나 막혀도 일단 찍은 다음 컷편집을 해서 업로드 했다.
사실 백엔드 스터디는 내가 스스로 얻어가는 부분이 많지는 않았다.
살짝 헷갈리고 혼재했던 개념이 명확하게 정리된 느낌은 있었지만, 새로운 지식, 경험, 인사이트를 얻지는 못한 것 같다.
그래도 백엔드 스터디는 후회나 미련이 안 남을 정도로 열심히 준비했고, 내가 생각했던 그대로 스터디를 다 만들었다는 점에서 스스로 정말 뿌듯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분들이 정말 열심히 스터디에 참여하고 따라와주셔서 감사했다.
이걸로 스터디에 대한 모든 미련은 사라진 것 같다 ^~^
기타 활동
GDSC BE 개발팀 합류
9월 말쯤에 합류해서 10월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사실 조금 하고 시험기간이라 쉬고, 조금하고 시험기간이라 쉬는 이슈가 있어서 뭔가 많이 하지는 못했다.
그래도 어떤 조직에 중간에 합류해서 중간에 생겨난 코드 베이스를 보이는 경험은 오랜만이라 좋았다.
그리고 처음보는 기술들이 많아서 이제 종강하고 본격적으로 활동하다보면 얻어가는 것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
개발팀에서는 매주 일요일 밤에 짧게 회의하면서 상황 공유하고, 평일에는 일주일에 2~3번 코어타임 1시간씩 가지면서 개발했었는데, 생각보다는 리소스가 들어가는 활동이었다.
스터디는 강의자료가 거의 준비되어 있으니까 스터디 당일에만 조금 신경쓰면 됐는데, 개발팀은 코어타임이 여러번 있어서 더 자주 신경써야 하는 느낌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최근에는 기술적으로 고민할 포인트가 있는 기획을 준비하고 있어서 방학때부터는 재미있게 개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밴드 동아리 활동
9월 초에는 동아리 정기 공연을 했었고, 11월 말에는 공학인의 밤이라는 공대 행사에 참여해서 드럼으로 참여했다.
연습을 많이 못해서 아쉽긴 했지만 (미안해 보컬..), 그래도 재밌게 공연해서 좋았다 ㅎㅎ
원래는 컴공인의 밤이라는 컴공과 행사도 고민했었는데, 나갔으면 그때는 진짜 힘들었을 것 같다..
DB 스터디
교내 교수학습지원센터에서 작은 활동비를 받을 수 있는 전공 스터디 그룹 활동
같은 데이터베이스 수업을 듣는 사람들과 모여서 같이 하게 되었는데, 생각보다 도움이 많이 되었다.
스터디를 하기 전에 미리 공부해서 참여했을 때는 공부한 내용을 공유하면서 내가 잘못 이해했던 포인트를 바로 잡을 수 있어서 좋았고, 공부를 못하고 참여했을 때는 전반적인 내용을 훑어서 나중에 따로 공부할 때 도움이 많이 되었다.
내년에도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우테코 7기 프리코스
중간고사 시험기간과 완벽히 겹쳤던 7기 프리코스.
시험과 완전히 겹친 1, 2주차 과제는 그냥 작년 과제로 거의 그대로 내고, 3주차 과제는 작년 과제에서 조금 수정해서 제출했다.
4주차는 제대로 올인해서 만들어봤는데, 비록 테스트를 꼼꼼히 작성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객체지향적으로 설계하는 고민을 하면서 과제를 하다보니 김영한 강의에서 들었던 스프링의 핵심 원리, 왜 스프링이 등장했는지 그 필요성을 체감할 수 있어서 좋았다.
8기를 모집할 때는 4-2라서 널널할테니 그때는 진짜 우테코에만 집중해서 해보고 싶다.
LG CNS 학사 인턴
자소서, 코테를 통과하고 면접까지 갔었다. (필기 전형 합격 후기는 다른 글 참고)
아쉽게 면접에서 떨어졌으나 그래도 스스로 부족한 부분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면접 준비를 많이 못하고 들어갔는데, 되돌아보면 즉석에서 대답할 때 '나의 능력' 을 어필하는데 너무 집중했던 것 같다.
다음에는 능력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균형있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어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어떤 점이 아쉬웠고, 무엇을 보충하는 것이 좋을지를 3학년때 미리 얻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
4학년 때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이렇게 돌이켜보면 이번 학기는 바쁘게 살았지만, 스스로 성장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던 학기였던 것 같다.
2-2에는 프로젝트 트랙을 하면서 장고를 배우면서 팀 프로젝트를 했고
3-1에는 세오스를 하면서 스프링을 배우고 팀 프로젝트를 했다면
3-2에는 스터디장 활동을 했던 것 말고는 스스로 배우거나 공부한 부분이 전공 말고는 없었던 느낌이다.
그래서 방학 때는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해보면서 문제 해결 고민을 많이 해보고 싶다.
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 중에 전공 지식을 정리하고 복습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최근에 말해보카를 써보니까 너무 좋았어서 이걸 전공 지식 복습에 적용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그러고보니 위에 적지 않았지만, 이번 학기에 외부 연사님을 모시고 진행한 데브톡에 3번 참가했는데, 기억에 남았던 내용 중 하나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고민해라' 라는 것이었다.
그냥 만들어보고 싶어서, 재미있을 것 같아서만 프로젝트를 시작했었는데,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얻어가고 배워갈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는 말이 누군가에겐 당연했겠지만, 나에겐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프로젝트를 하게 되면 이 프로젝트르 통해서 무엇을 얻어갈 것인지 목표를 분명히 정하고, 진지하게 실제 사용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기획해서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
2학년 때 졸업생 초청 강연에서 들었던 말 중에, '지난 1년 동안 다른 사람한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특별한 문제 해결 경험이 있어야 한다.' 는 말이 있었다.
내년 1학기에는 '지난 방학동안 다른 사람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특별한 문제 해결 경험'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방학에는 의미있는 프로젝트를 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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